지금 리눅스 시스템이 셋팅을 덜끝내서 리눅스로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맥북으로 들어가보니 정말 오오~소리 나오도록 만들어 놨더군요. 처음 보니깐 이래서 애플이 플래시 까면서 HTML5 미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윈도우로 들어가보니 좀 미심쩍습니다. 사파리를 설치하라고 하네요… 제가 맥 구입한 이후 제일 처음 한 일이 윈도우에서 애플 흔적을 싹 없애는 거라서 사파리같은건 없었습니다. 뭐 같은 웹킷 계열이니 크롬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바로 차단당하네요.
그래도 워낙 제가 이런거 좋아하는지라 금기를 깨고 사파리를 다운받았습니다. 그래서 HTML5의 대표적 특징중 하나인 미디어 기능을 체험하기 위해 다시 데모 페이지로 들어갔는데 이건뭐… 퀵타임을 설치하라는군요. 제가 알기론 HTLM이라는게 따로 프로그램 안깔고 브라우저 기능만으로 구현하는걸로 아는데 기능을 쓰려면 브라우저 업데이트도 아닌 퀵타임을 설치해라…? 대략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플래시를 보기 위해 플래시를 설치하라는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막 헷갈리더군요.
그리고 또 드는 생각이, 그나마 윈도우에선 퀵타임을 설치하면 되지만 리눅스는 그럼? 거기에 디벨로퍼 페이지를 통해 크롬으로 그럭저럭 들어가서 보니 비디오에 연결된 파일은 *.mov 형식입니다. 대충 애플에서 H.264를 밀어붙이는건 알고 있지만 그게 유튜브같은데서 보면 *.mp4 형식이었지 *.mov 형식은 아니었던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놓고 크롬에서 하는 말을 보면 산업표준파일을 돌리기 위해 퀵타임을 설치하라고 하는데 *.mov가 ISO 인증받은건 알지만 이게 HTML5와 연관된건 또 처음 듣네요… 거기에, *.mov면 윈도우7에선 기본지원되는 파일포맷인데 왜 이게 WMP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지 않고 굳이 퀵타임이 필요할까? 막 정신이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일단 냉수 한잔 마시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다른 데모를 쭉 구경해봤습니다. VR 항목을 보니 이건 뭐 그냥 사파리도 아니고 OSX에서 돌아가는 사파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웹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브라우저 라이브러리도 아닌 OS 자체의 기능이 필요하다는건가요? 이건 진짜 주체만 달라졌지, 완전 애플판 ActiveX 아닌가요?
혹시 저만 그런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장난 아니더군요. 외국 포럼같은데서 보니 말만 HTML5지, 정작 HTML5 기능은 안쓰고 audio/video 부분에만 썼다고도 합니다. 그나마 제가 보니 이것도 전용 코덱으로 빛이 바랬고요.
애플 관련 사이트 가보니 이건 샘플, 데모일 뿐이고 애플 프로그램/시스템을 위한 것이라고 앞에 말했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러면 HTML5라는 단어를 쓰면 안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애플 시스템만을 위한 구현에 신경쓴듯 보였습니다. 얼마전 MS에서 내놓은 HTML5 샘플은 속도문제만 있었지 다른 플랫폼에서 심하게 깨지거나 안돌아가는 수준은 없었는데(윈도우에서 DirectX로 구현되는 기술은 OpenGL 쓰면 그만이니깐요. 실제 그렇게 한다고 하고요)… 대체 이번 데모를 애플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내놨는지 참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quote="serenitii":2f5xyuyr]애플이나 구글이 윤리적으로 나쁜 짓을 한 사건이 잇엇나요?
궁금하네요…
HTML5는 규약이고 그것의 구현은 브라우저 제작사가 알아서 하는 거 아닌가요?[/quote:2f5xyuyr]
구분을 잘해야합니다. 윤리적으로 나쁜짓을 한 사건이라면, 폭스콘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것이 윤리적으로 나쁜 사건입니다.
HTML5는 규약이고, 그것의 구현은 브라우저 제작사가 알아서 한다는 것은 법적, 기술적으로 나쁘지 않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애플이 HTML5를 미는 목적이, 사파리에서만 동작하는 웹의 구축이라면, 플래시라는 경쟁자를 웹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등의 행동은 경쟁이라는 자본주의 질서에 해가 되는 짓입니다. 열린 웹과 다양성 추구라는 Open Web의 사상에도 위배되는 짓입니다. HTML5의 본래 목적에도 위배되는 짓입니다. 또한 플래시와 HTML5를 1대1 비교하면서 진짜 목적은 포장하여 숨기고 있는 애플은 제 정서상으로도 나쁜 놈들입니다ㅋㅋㅋㅋ
그렇지만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습니다. 애플은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다른 경쟁자에 비해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것은 독점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지금 당장 그로인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니 소비자 보호법에도 저촉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애플을 규제할 수 있는 것이 당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만이라도 애플의 마케팅 술법에 넘어가지 않고 똑바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