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eony입니다. 우분투 포럼에서 맥으로 댓글이 달리니까 재밌네요.
그냥 읽기만 하다가 또다시 댓글 남겨봅니다.
미국에서는 Quickbook이라고 하는 아주아주 유명한 회계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땐 아마 Category killer s/w가 아닐까 싶은데요, 당연히 맥용이 있습니다.
맥용으로 있는 소프트웨어를 쓰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맥용으로도 같이 만들어줍니다.
블리자드나 EA Sports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사람 생각엔 "맥으로 게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을 고려해서 포팅을 해주는 게 미국회사들입니다.
한국에서 맥유저는 쉽게 안보이겠지만, 미국 와서 보시면 피부로 느낍니다. 많습니다.
(왜 미국을 예를 들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저 때문이겠죠) 미국은, 웹사이트 이용시
맥(뿐만 아니라 리눅스 역시)에서 정상적인 사용이 안되면 컴플레인이 들어오게 되고,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 컴플레인 들어오면 바로 수정을 해줄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넓은 나라이고 국민의 상당수가 여전히 모뎀을
이용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IE니 크롬이니 맥이니 하는 것을 따지는 것 자체가
웃기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쉽게말해, 어느 컴퓨터든 다 잘돌아가야합니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미국 핸드폰 회사 티모빌의 딜러 전용 사이트는
IE 외엔 접속 자체가 안됩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맥으로 포팅되냐고 물으셨죠? 모든 프로그램이 맥으로 포팅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 리눅스 사용자분들께서 잘 모르시는 게 있습니다.
"맥에는 일반적인 개념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뛰어나고 편리한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소위 말하는 iLife 패키지로 이루어진 맥라이프 말고도, 맥을 포기할 수 없게만드는 뛰어난 "무료" 어플들이
수없이 많다는 겁니다. 리눅스도 많다구요? 네. 물론 리눅스도 많습니다. 맥의 아름답고 편리한 UI는,
맥 유저들에게는 그런 건 말해봐야 입만 아픈 당연한 거니까 말 안하겠습니다. 그래서 맥을 써보지않고서는
맥에 대해서 얘기하지 말라는 맥빠들이 많은 겁니다.
암튼, 익스포제는 리눅스도 비슷하게 되니까, 그건 빼고서라도 맥OSX의 기본기능인 스팟라잇, 퀵룩, 그리고
그 유명한 퀵실버, 데본띵크… 안써보셨다면, 이것들이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설명하는 것조차도 어렵습니다.
iLife의 패키지 중 하나인 iMovie 써보셨습니까? 동영상 만드는 프로그램인데요, 단 3번의 클릭으로
동영상이 만들어집니다. 그냥 대충 만들어지는 게 아니구요, 정말로 클릭질 5번 이내로 뛰어난 영상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코덱이니 뭐니하는 건 컴퓨터를 쓰는 사람이 알 필요가 없는 겁니다.
배경음악으로 깔아줄 파일이 어디에 박혀있는지 고민할 필요도, 동영상으로 만들어줄 사진파일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사진"만 클릭하면 즉시 보여주거든요. 이거 말고도 알려드리고 싶은
편리한 어플이 너무 많습니다.
리눅스나 윈도우에서 예를 들어보죠.
동영상 만드는 프로그램은 뭐가 있는지 찾아본다 -> 다운받는다. ->
if 리눅스라면, then deb인지 rpm인지 알아보고 의존성 해결한다.
if 윈도우라면, then 무료인지 상용인지 보구서 과자 구하러 다닌다.
설치한다 -> 사용법은 어떻게 되는지 매뉴얼 찾아본다. -> 알아보니 무슨 코덱이란 게 있어야한댄다.
지금 보니까 복잡하죠?
여러분들의 친한 친구인-컴맹인 친구-한테 리눅스 깔아주고나니까 동영상은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옵니다.
자기 컴에 깔린 게 리눅스인지 윈도우인지도 모르는 친구한테 "리눅스에서 동영상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맥 구입하신 분들, 박스에서 매뉴얼이라는거 보신적 있으십니까? 맥은 매뉴얼이라는 책자가 없습니다.
왜 없는지 이해가 되시죠? 매뉴얼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단순하거든요. 이래서 저같은 리눅스빠가 맥빠로
변절되는 겁니다. 더 이상의 삽질이 싫어서 맥을 샀다는 핑계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리눅스의 철학을 얘기하시면서 모든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하고
기타 등등을 얘기하십니다만, 제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그건 어디까지나 "극히 소수"의 얘기일 뿐입니다.
여기 우분투 포럼에 오시는 분들 중에서, 커널을 직접 수정할 능력이 되시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있을까요?
있다면, 그 분은 커널을 직접 수정해서 쓰시나요?
우분투를 배포하는 캐노니컬조차도 직접 커널을 튜닝해서 배포하나요? 우분투만의 특별한 코드가 들어가있나요?
커널이 아니면, 우분투 패키지에 포함된 수많은 패키지들 중에서 직접 고쳐서 쓰실 수 있는 분이 몇 명이나 될까요.
리눅스의 태생이 개발자를 위한, 해커를 위한, 그런 류에서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수정할 수 있는
운영체제"는 전혀 메리트가 없단 얘깁니다.
무료로 사용하는 것.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대부분 불법복제를 해서 쓰니까 이것은 제외하고 다른 얘기를 해보죠.
제가 사는 이 미국이란 나라는, 제 주위만 봐도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사는 사람이 "실제로" 대부분입니다.
친구 하나가 맥용 MS-Office Student 버전이 학교 북스토어에 이번에 세일을 한다던데, 그걸 살까 iWork '09을 살까
고민을 하면서 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고민하지 말고 OpenOffice 써봐."
반응은 "그거 좋은 생각인데"라고 하면서 다운을 받는듯 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안물어봐서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친구입니다. 그러면서도 저한테 프로그램을 복사해달란
얘기를 안하는 친구입니다. 왜 안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걸 묻는다면 제 자신이 너무 창피할 것 같거든요.
이런 현실인 미국인 나라에서 과연 자유 소프트웨어 OS 리눅스는 얼마나 많이 쓰일까요?
제 주위에 리눅스 쓰는 사람은 단 한명도 못봤습니다. 뭐, 어떤 분들은 "내 주위에는 다 리눅스더라"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내 일반사용자의 리눅스 점유율은 50%가 넘나요?
저는, 심지어는, 돌아다니면서도 컴퓨터에 리눅스를 설치해놓고 쓰는 사람들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다운받을 줄 몰라서요? 컴퓨터사면 윈도우가 기본으로 딸려나와서요?
무료이고 유료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저 역시 리눅스의 열렬한 유저임을 자처할 때 당시만 해도 이러한
리눅스 철학이 최고이고, M$ 타도를 외치면서 모든 소프트웨어는 공유되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전세계인의 극히 일부분에게 한정됐을 뿐이고, 현실은 좀 다르다는 겁니다.
"유료라도 좋으니,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 입니다. 그리고, 맥OSX과 맥의 어플들은 그러한 만족을 보장해줍니다.
심지어는 그러한 만족을 넘어서 감탄을 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같은 빠돌이를 양산해내는 회사가 된거죠.
리눅스 정말 좋아졌습니다. 저 슬랙웨어 2.2 쓸 때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보면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리눅스를 써볼 것을 권하면 별로 써보고싶어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무료이며 심지어는 다른 소프트웨어까지 모조리 무료라는 것을 강조해도 특별한 반응이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가격이 유료라고 해도, 좋은 소프트웨어를 돈주고 사서 업무적 혹은 생활의 편리를 누리겠다는 겁니다.
앞서 소개한 제 와이프처럼, 운영체제라는 게 뭔지 모르는 극히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리눅스 깔아서 쓰라고 주면
과연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편리해질까요?
물론 Steve Jobs만 일선에서 물러난다면 오히려 알아서 무너질지도 모르는게 현재 애플 플랫폼일수 있다는 분의
말씀은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 한 사람에 의해 주가가 좌지우지할 정도니깐요. 게다가
소위 말하는 맥라이프라는 것도 모두 애플에서 만들어낸 독재정권의 산물인데, 문제는 이게 욕을 먹기는 커녕
찬양을 받을 대상이 됐을만큼 뛰어나다는 점이죠.
글을 쓰다보니 내가 대체 뭐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지 취지를 잊어버려서 글이 이상해졌네요. ㅎㅎ
리눅스 유저분들 입장에서는 읽기 거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저도 리눅스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고, 그런 제가 이렇게 시간 내가면서 애플을 "찬양"하는 빠돌이가 된 것은 왜일까요?
평소에 리플은 커녕 우분투 포럼에서 활동도 거의 안하는 제가 말이죠.
결국 결론은 애플의 정책이 어쩌고저쩌고, 독재가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난 애플이 싫고, 저래서 난 애플이 싫고,
리눅스는 무료이고 누구나 수정이 가능하니까 리눅스가 최고고, M$는 물러가라, 잡스는 은퇴해라,
이런 생각이나 글을 남기기 앞서서, 한 번 써보시고 왜 맥빠들은 그토록 애플을 찬양하는지, 왜 우리 리눅스는
"일반 광신도"를 못만들어내는지를 연구해봐야한다는 겁니다 (저부터도 안하니 할 말은 없습니다. ㅎㅎ)
언제까지나 해커들이 쓰는 운영체제, 개발자들이 쓰는 운영체제라는 소리만 들을 순 없지않습니까?
여러분. 맥OSX도 유닉스입니다. POSIX를 완벽하게 준수하는 FreeBSD기반의 표준 유닉스 시스템이란 말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써보십시오. 맥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최고지만 개발자에게는 더욱 더 최고의 플랫폼입니다.
그런 최고의 OS, 저만 쓰고싶습니다. 다른 사람들보고는 써보라고 하고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우리의 리눅스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