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OS"라는 신조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정보를 조금 검색해 보니깐 그게 뭔지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참고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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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한 리눅스OS, 누가 쓰나? (ZDnet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 ... 0002062071 -
2014년 NIPA 공개SW 지원사업 내역
http://www.oss.kr/oss_business10_60 -
하모니커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hamonikr.org/
하모니커 프로젝트라는게 뭔가 싶어 살펴보니깐
한 군데의 소규모 개발업체(개발자?)에게 개발기간 4개월 주고
리눅스 한글화 환경 만들어내는 건데, 어떻게 했나 보니깐
(1) 리눅스 민트 메이트 버전 사용
(2) 한글 환경이나 눈에 띄는 자잘한 버그 잡아주고
(3) 자동번역기를 사용해서 배포판을 먼저 자동번역하고
(원래의 리눅스 민트 자체가 한글화가 잘 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을 얼마나 더 번역하는건지는 모르겠군요)
(4) 난 후에 스크립트로 ISO배포본으로 자동 빌드해 주기
이렇게 하는가 보더군요.
프로젝트 모집 공고는 5월에 냈는데
실제 일은 8월부터 시작했고
(공고후 선정심사과정에 1~2개월 잡아먹고, 선정후 협약하는데 1개월 이상 잡아먹지요)
완료는 11월에 끝나도록 되어 있지만
정부과제 특성상 실제 엔지니어링적인 일은 10월말에 완료가 되어야 겠지요.
따라서 실제 주어진 개발기간은 3개월 정도로 추산됩니다.
(나머지 1개월은 행정처리 등에 소모되는 기간임)
개발비용은 2억5천만원이군요.
소프트웨어 과제이므로 직접비 비율을 따지고, 그게 아마 전액 인건비라고 가정하면
대충 감으로 볼 때 중급개발자 3~5명 정도 투입한 걸로 과제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꼴랑 4개월짜리 단발성 프로젝트지만 기간에 비해 금액이 비교적 높다고 생각됩니다.
(세금낭비라고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발비를 업체 사장님 혼자 다 먹지 마시고
실제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들에게 최대한 온전하게 돌아갔으면 합니다.)
리눅스 민트 현재버전을 자동번역해서 빌드해 주는 스크립트 시스템을 만드는게 사실
일거리가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고 사료됩니다.
(원래 개발이라는게, 구현 자체는 간단하고 쉽더라도,
안정성 확보나 디버깅 등의 팔로우업 과정에서 얼마나 리소스를 할당하느냐에 따라 크게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자동번역하는 스크립팅까지 들어가는 것 같은데, 번역 퀄리티는 안 좋더라도 중간에 뻑 안나고
종료까지 순탄하게 잘 작동되게 하기도 상당히 삽질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아무튼 여기서 한글화된 리눅스 민트 버전의 배포본이 나오는가 본데
나중에 시간나면 한 번 깔아봐야 겠습니다.
근데 정부과제가 항상 그렇듯이
이 과제 역시 철저하게 단발성 과제이군요.
용역회사 한군데 잡아다가 대충 인건비 적절히 부풀려서 이윤 남기게 해 주고
공무원은 "개방형OS" 개발했다고 실적 만들고
그렇게 "개발"된 "개방형OS"는 역시 또 잊혀져 가겠지요.
리눅스 민트가 업데이트 되어갈텐데 그걸 지속적으로 따라가면서 관리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니까요.
그냥 2억5천주고 리눅스 민트 한글 환경 좀 손 봐주고 프로젝트 종료.
정부에서 하는 "개방형OS"가 이렇죠.
예전에 부요리눅스인가 뭔가 할 때도 단발성 과제 하고 종료되니까 그냥 싹 다 접어버리던데
정부관료들에게 "지속가능성[서스테이너빌리티]"라는 개념이 아직 주입이 안 되어 있나 봅니다.
영리든 비영리든 간에 그게 지속가능하냐 하는게 가장 중요할텐데
이런 사업은 그냥 데모만 하고 끝내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지속성은 아예 따지지를 않았나 봅니다.
암튼 다 되고 나면
대한민국의 천민 계급인 '군대 사병들’이 사용하는 PC의 윈도우를 다 지우고 이걸로 싹 다 깔아버리겠다는 심산 같군요.
요즘 젋은 사병들이 PC를 가지고 뭘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추측컨데 윈도우용 게임 같은건 이제 쫑 나는 건가요… (사병들이 게임 안한다면 별 상관 없겠죠)
조류독감 퍼져서 닭이 집단 폐사하면 갑자기 군부대 사병들의 급식에 닭고기가 많아지는 것과 동일한 메커니즘 같습니다.
아니면, 최근에 MS사에서 국방부에 윈도우 및 오피스 라이센스료를 거액 청구했다가 국방부한테 쫑크(?)먹고 데꿀멍 했던 사건이 기억나는데
그 이후에 국방부에서 민감도가 높지 않은 사병들 휴식용 PC에 리눅스로 깔아버리자라고 어떻게 NIPA랑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고요.
아무튼 각설하고
…
그래서 정부가 하면 실패한다고 생각됩니다.
이건 그냥…
개방형OS "개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접하고
개방형OS 확산 "사업"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빈약하고
개방형OS 설치 "모범사례" 정도 하나 만들어보는 정도 수준 같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