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만나서 제가 하는 사업 얘기했더니 -0-

회사 이름은 얘기 안 하겠습니다. 암튼 내가 리눅스 데스크탑 회사 만들었다고 하면서 사업구상 파워포인트 보여주니까 빨리 때려치라고 하는군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이야기이지만 막상 듣고나니 기분이 슈퍼울트라 킹왕짱 좋진 않네요…

음…근데…사람들 생각이 제 생각하고 참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리눅스는 다수이고 ms windows는 혼자 아닙니까?

제 말은, 리눅스는 레드햇이다 페도라다 우분투다 뭐다 해서 리눅스 연합을 형성하고 있고 ms는 혼자 고립되어 있는데, 왜 리눅스가 패배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잘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물론 지금 시장 상황만을 보자면 ms windows가 절대 다수일 수 있지만…

2차대전때도 기술은 독일이 훨씬 뛰어났지만 (판터나 티이거가 한 방 발사하면 셔먼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셔먼이 판터에게 직격탄을 맞추어도 판터는 표면이 약간 움푹 들어가고 끝났다고 하더군요) 독일은 혼자 고립되어 있었고 (처음에 독일한테 붙었던 나라들한테도 버림받고) 미국, 영국 등 모든 나라가 일치단결해서 독일을 물리치지 않았습니까?

물론 기술은 ms가 더 뛰어나지만…ms는 혼자 고립되어 있고 리눅스 진영은 다수인데…왜 ms가 계속 지배적인 위치를 잘 지켜내리라고 생각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되네요…여러분은 어케 생각하세욧?

p.s.: 좀 극단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만…내가 아무리 사이오닉 스톰을 쏠 수 있고 아무리 높은 정신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저글링 천마리가 갑자기 들어오면 못 막는 거 아닙니까?

저글링 천마리는 아니죠 -_-a
그리고 솔직히 제가 우분투를 좋아하고 리눅스를 많이 쓰긴 하지만
제가 님 친구라도 비슷한 소리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canonical처럼 유명해지면 그때는 또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전망이 없다는건 아닌데 사업 하기에는 기반 상황이 좋지 않다는겁니다.
물론 한국 국내 상황은 더 나쁘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사업성은 그다지 -_-

설사 MID가 나와도 우리나라에서는 리눅스 탑재에 회의적일것 같은데…
데스크탑은 더 심할거 같습니다.

아니…외국도 사실 리눅스 데스크탑 점유률은 1%도 한참 안되죠. 0.8%던가…

다이나미즘님이 보시는건 전체의 상황이지만 친구분이 보시는건 한국의 현실이기 때문일겁니다. 다:1의 구도가 이 시점을 바꿈으로 인해 정반대가 되기 때문이지요. 전체적으로 보면 리눅스가 "다"요, 마이크로소프트가 "1"이겠습니다만 실제 한국은 리눅스 데스크탑은 다이나미즘님의 "1"과 Windows가 탑재되어 나오는 "다" 로 되어 있거든요 친구님은 후자의 관점에서 보신 걸겁니다.

저도 근래에 다이나미즘님과 비슷한 얘기를 들었드랬죠.
국내에서 리눅스에 관련한 사업을 한다라는 것은… 단 하나. 정부 보조금 뜯어먹기 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한컴이 독식하고 있다. 특히 데스크탑 관련은 그마저도 없다.

그런 쪽을 아예 모르시는 분은 "니가 MS 를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냐?" 이런 말씀부터… "벤처 붐이 일면서 리눅스 관련 사업을 했던 사람들… 지금은 다 무엇을 하느냐? 10년 20년 힘들게 고생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
어떻게 보면 옳은 얘기지만 가슴을 후벼파는 얘기들을 좀 들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버리기 쉽지 않네요.
그렇기에 기회가 있다. 라는 생각을…
다이나미즘 꼭 성공하세요. 조만간 조언이나 제휴(?)를 위해 찾아뵐지도. :)

어떤 운영체제가 잘 될 것으로 믿고 고생만 하다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던 것으로는 저의 대학시절을 들 수 있습니다. ^^ 이미 선례가 있다고 할까…

제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에 IBM에서는 win95에 대한 대안으로서 OS/2 Warp를 내놓았고 저는 OS/2가 선점형 멀티태스킹을 지원해서 어플리케이션이 다운되도 운영체제에 치명적인 영향이 가지 않는 것을 괜찮게 생각해서 IBM을 응원했죠.

하지만 제가 뛰어다니면서 OS/2를 깔아줬던 집들도 나중에는 다 win95로 바꿔달라고 했고 시장은 win95가 다 먹었죠.

제 생각에 당시의 OS/2의 문제점은 응용프로그램이 윈도우만큼 풍부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IBM에서도 자신들의 문제를 알고 IBM Works라는 오피스 슈트를 운영체제에 기본으로 넣어버리는 초강수를 띄웠으나 시장의 반응은 썰렁했죠. ^^

win3.1시절부터 win16 API가 시장에서 조금씩 승기를 잡기 시작했었고 win95가 출시되었을 때에는 ACDSee나 winzip을 비롯해 win95에서 바로 동작하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이 있었죠.

ms에서도 win95 시대가 끝난 다음에 "우리한테 win32 API가 없었으면 우리는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죠…

수많은 프린터 드라이버들과 비디오 카드 드라이버, 사운드 카드 드라이버들…그런 것도 무시못하지만 지금까지 10년 동안 비베로 개발된 수많은 응용프로그램들도 무시 못 하죠…;;;

제 생각에는…지금으로서는 대학교 PC실이나 우정국의 로비PC들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런 틈새시장을 제외하고는 리눅스 클러스터링 분야나 대학원 소프트웨어 연구실 같은 곳을 들 수 있겠네요…어차피 대학원에서 운영체제나 컴파일러 연구할 땐 다 리눅스 쓰니까…사실은 서울대 소프트웨어 최적화 연구실과 거래를 텄답니다. ^^;

역시 지금은 전문가 집단에서만 연락이 온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