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도의 제설작업을 보면서...

이번에 서울, 경기도와 고속도로의 제설작업을 보면서… 참 어이가 없더군요.
방재청에서는 과태료를 추진한다는 기사도 보니 더더욱 그렇군요.

서울에 눈이 20cm 와서 교통이 마비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겨우 적설량 20cm에 서울 교통이 마비될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인구의 4분의 1 정도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수도 이니까요.

러시아의 제설작업을 예로 들 필요도 없습니다.
강원도 홍천군의 경우 영하 17도로 석달을 유지 했을 때도 도로는 제설작업이 잘 됐습니다.
이미 겨울이 되기전에 일부 구간은 중장비가 대기하고 있고
인력은 그 마을에서 섭외가 되어 있습니다.
또 일부 구간에는 한 팀이 24시간 하루종일 교대로 관리합니다.
눈이 오든지 안 오든지 말입니다.
눈이 녹으면 모래를 계속 빗자루로 쓸어냅니다.
그 모래가 눈 만큼 차를 미끄러지게 하니까요. 그래서 제설작업은 겨울내내 계속 됩니다.
마을길은 트랙터로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눈이 많이 오긴하지만 또 잘 녹습니다.
그래도 그 전 군수 일때는 제설작업에 신경을 안 써서 눈이 20cm정도 오면 며칠동안 잘 다니기 어려웠습니다.
군수가 바뀌고 제설작업에 관심을 들인 결과
어지간하면 하루만에 군 관내에 있는 모든 국도와 지방도는 제설작업이 완료됩니다.
장비로 하는 것 말고도 인력투입도 있습니다.
쓸고 삽으로 제거하는 것도 모두 군과 연관된 인력이 배치됩니다.
마을길은 군에서 지원받은 제설장비를 트랙터에 연결하여 제설작업을 합니다.

작은 군도 이렇게 적절하게 제설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제가 어찌 서울의 제설작업을 믿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유명한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제설작업을 의심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워라…
저도 치웁니다.
하지만 그걸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이 시점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서울에 올라가 보니 주 도로는 제설이 다 되었는데도 아파트 주변도로가…엉망이더군요.
그 도로의 제설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겁니까.
지자체와 정부의 제설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밝히고 나서 시민의 의무에 대해 생각해 볼 때라고 봅니다.

이곳에서는 트랙터가 있어서 제설장비를 군에서 지원해 줍니다.
서울은 제설장비 지원해 줍니까?
눈을 치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눈이 많이 올 때는 밀어낸 눈을 처리하지 않으면(눈을 실어 내지 않으면)
더 이상 눈을 치우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그럴 때는 아무리 치워도 사람다닐 길 정도 만드는 것 이상은 힘듭니다.

제가 보기에는 개인이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겁니다.
과태료 운운 하는 것은 아직 뭐가 뭔지 모르고 있거나
정부책임이 아니고 국민책임으로 떠 넘기려고 하는 것 이겠죠.

국내의 여러 지자체들을 살펴보면
제설작업은 지자체의 의지와 예산책정이 결정합니다.
결국 서울시장과 서울시가 제설작업에 실패한 것 입니다.

위대한 영도력을 지니신 가카께서 제설과 같은 극히 사소한 부분까지

고민하시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것에 100원 겁니다… :x

.

집 앞, 점포 앞 길에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거 자체에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입장입니다…

제가 불편해서라도 치우겠죠…

이번 정도의 눈이라면… 눈을 치울 수가 없더군요… 아니 치울 곳이 없더군요…

최고 100만원 과태료에 대한 기사를 보면 갑작스런 대설에 세부적인 대책 없이 그냥 '질렀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우선 아픈 곳을 달래주고 뭔가 좀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급하게 지르기만 하다보니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제설작업이 지지부진했지만 그 와중에도 수고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앞으로 매년 이런 폭설과 겨울가뭄이 반복될 것이라고 하는데 좀 진지하게 검토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잘 조율해서 ‘납득할 만한’ 정책을 좀 세웠으면 좋겠네요…

'일단 질러놓으면 한달이면 다 까먹을꺼야…'라는 생각 좀 버리고…

저런 것까지 처벌로 해결하겠다니 참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더랍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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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필드의 고장 경남으로 오세요~

제설 과태료 그게 뭔가요? 먹는건가요?

사진 멋진데요. 컴퓨터 바탕 화면으로도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홍천군의 전체 도로 길이와 서울시의 전체 도로 길이는 비교가 안돼죠.
특히나 지방의 한적한 도로와 서울의 차로 가득 찬 도로는 사정이 확연히 차이가 날겁니다.
전 부산에 삽니다만, 이번 서울의 경우 인력으로 감당하긴 어려워 보이더군요.
MBC 뉴스에서 러시아의 경우를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러시아의 경우 항상 그 정도의 눈이 내리기 때문에 장비와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서울의 경우는 좀 드문 경우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 그에 맞는 장비와 인력을 항상 준비 시킨다는 건, 엄청난 세금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겁니다.
쓰지 않는 수 많은 중장비를 유지 관리하는 비용도 장난이 아니죠.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 그 많은 중장비를 주차해두고 관리할 부지를 구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소모가 될거구요.
게다가 수 많은 훈련된 중장비 기사와 보조 인력들을 특별한 날을 위해서 대기 시키며 임금을 꼬박꼬박 지급하기도 어려운 일일 겁니다.
이번의 경우는 불가항력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제 제 딸이 제게 묻더군요.
"아빠 자기집 앞 눈을 안치운다고 벌금을 내라는 건 왜그런거야?"
장황하게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냥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기 집 앞에 차를 세우면 집주인이 난리를 치지? 그런데 자기 집 앞 눈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치워야겠지?"

집앞 제설을 강제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은…정말 동감.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죠.
이 바쁜 시대에…눈오면 일하지 않고 집에서 눈 치우라는 겁니까. 아니면 주부가? -_-
도대체 뭔가 문제가 생기면, 중장기적인 대책은 없이, 생각없이 급조한 제도나 만들어대는…우리나라 좋은 나라.

그건 그렇고…
서울같이 도로가 엄청나게 복잡한 대도시는…
겨울에 눈올거 대비해서 엄청난 인력과 중장비를 준비해 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만큼 예산도 천문학적이 되고, 동원할 인력도 애매하죠. 대도시는 대도시 나름대로 전부 바쁜 인간들이고, 눈 한두번 올걸 대비해 임시직이나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고…

결국 해외사례니 뭐니 해봐야…
예산과 사정의 문제입니다.

장비가 어떻고 이걸 따지기 전에 근본적으로 서울 하나가 이딴 대도시가 되었다는 현상 자체부터 문제인겁니다. 도시 하나에 국민의 반이 몰려있다니…;;; 눈 좀 온 정도로 이 난리인데 전쟁이라도 터지면 어떤 난장판이 될런지 끔찍하더군요. 이번 사건을 겪고 결심한건… 이 나라를 뜰 수 없다면 하다못해 수도권만이라도 떠야 겠다는 겁니다. 이거 원 불안해서…

아울러, 러시아 같이 눈 온다는게 대전제인 나라랑 비교하는건 말도 안되는 거라는데는 동의합니다만… 그렇다고 뭐 매년 오는 장마 대책이 잘 되어 있는것도 아니잖습니까? 올때마다 어기저기 수몰되고… 우리나라가 어디 있던 그런 재앙이 예상이 되던 안되던을 떠나서 뭐가됐든 똑바로 자기 임기 뒤까지 이어질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려는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남극 한복판이었어도 얼마나 달랐을까 싶네요.

게다가 바로 몇달 전에 시위진압용으로 소위 "트랜스포머 차량"을 개발/배치했지 않았던가요… 적어도 정부 입장에서 뭐가 더 중요한지는 오래 생각할 여지가 없는듯 합니다.

[quote="Vulpes":1gtv23ib]그렇다고 뭐 매년 오는 장마 대책이 잘 되어 있는것도 아니잖습니까? 올때마다 어기저기 수몰되고… [/quote:1gtv23ib]

그래도…요즘은 큰 강이나 큰 도시에서는 수해가 거의 안나죠.
70년대 80년대에는 뭐…서울도 그리 안전하질 못했는데.
학생때 걸핏하면 강에 넘쳐 흐른 진흙을 퍼내러 동원되곤 했다능…

[quote="oppor":2j2e3y3c][attachment=0:2j2e3y3c]20100105.jpg[/attachment:2j2e3y3c]
AT 필드의 고장 경남으로 오세요~

제설 과태료 그게 뭔가요? 먹는건가요?[/quote:2j2e3y3c]아아… 역시 부산이 짱이었어…; 따뜻한 남쪽 나라 부산… 다시 돌아가고 싶다. ㅠㅜ;;;

다양한 생각을 하시는군요.
나이가 드니 스키탈 때 이외에는 눈이 반갑지 않네요.
어느 스님처럼 울고 싶을 정도로 눈을 치운적도 있으니까요.

제가 사는 군은 인구 2만이 조금 넘습니다.
우리 군과 비교했을 때 서울시가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제설작업에서 예산책정을 빼면 공허한 얘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설작업의 수준에 대한 설정인데요.
어느 수준의 제설작업을 할 것 인가를 설정하는데는 판단과 의지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도로는 국가의 혈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수준의 방법을 동원해서 원활한 소통을 유지해야 합니다.
고속도로와 국도 여러개가 만나는 지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중요한 곳이어서 군 부대도 배치되어 있습니다.
인체의 혈관과 기능이 아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이런 판단이 선다면 예산책정이 많이 되겠죠.
재해에 관련해서는 측정되는 요구사항보다 두배는 잡아야 할 겁니다.
세금이 많이 쓰인다고 해도 제설자재 이외에 장비를 국산으로 하면 다 국내에서 돌게 되는 돈이 되어서
국가적으로 보면 그다지 문제 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제설작업이 안되어서 피해를 입게되는 공공의 손실도 생각한다면 말이죠.

기상청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얘기는 입만 아플 뿐이네요.

"국가는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줄 뿐입니다."
누가 한 말인지 이 얘기가 갑자기 생각나는데 뜬금없이 고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르네요.
얘기가 산으로 가네요.

이번에 지옥철을 타는 서울 시민을 보면서 안쓰러워서 하는 푸념이었습니다.

AT 필드의 고장이 아닙니다.

저것은 6.25 전쟁 당시의…

낙동강 전선입니다. ㄷㄷㄷ;;

갱상남도 진주시는
눈 딱 한번 1cm쌓일까 말까 온적밖에 없는데 :mrgreen:

핼보이 오랜만~

부산도 마찬가지…

1 X 10^-구골플랙스 m 도 쌓인적 없음…

작년에 모 시청에 입사(?)한 제 친구…

주말까지도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눈 치우러 다니는 바람에 정작 자기 집 앞 눈을 못 치우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uote="akuna":gd0kmd3q]
기상청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얘기는 입만 아플 뿐이네요.
[/quote:gd0kmd3q]

하지만… 이번엔 기상청을 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기상청이 날씨 예보를 자주 틀리긴 했습니다만,
이번의 경우는 온난화로 인한 엘니뇨현상과 극동풍 약화(이것때문에 추워진거죠)로 인한 복합현상이라, 그동안의 데이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때는 저도 기상청을 안 믿고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이번에는 온난화가 큰 문제로 대두되어야 할 일인데 기상청만 요즘 욕먹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quote="akuna":gd0kmd3q]
"국가는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줄 뿐입니다."
[/quote:gd0kmd3q]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quote="ctrl144":361ajazq][quote="akuna":361ajazq]
"국가는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줄 뿐입니다."
[/quote:361ajazq]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quote:361ajazq]
저도 그 국민 중 하나일 꺼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