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일욜날 일하는 나도 우울하고 이런 기사보니 술마실 일도 우울하고...

일욜날 야간에 열심히 일하면서(사실은 일하는 시간 10%에 인터넷 시간 90%이긴 합니다만^^;:wink: 웹을 돌아다니다가 기사를 하나 봤거든요. http://news.nate.com/view/20100106n02929?mid=n0411

기 사인데. 기사를 보고 있으니 참 가관이더군요 쉽게 이야기해서 두산에서 만들던 (지금은 롯데에서 만든다죠?) "처음처럼" 이라는 소주에 물 성분인 알칼리환원수가 [천연알칼리환원수]가 아닌 [인공알칼리환원수]로 만들어졌는데 이 인공알칼리환원수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물로 등록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이야깁니다.

그걸 어느 블로거가 발견하고 정부쪽에 물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등록된 물이 아니다라는 확인을 받은 후 블로그에 그에 관해 글을 올렸답니다. 그걸 두산쪽에서 허위사실유포라며 소송을 건거죠. 웃기지 않습니까? 사람 못먹는 물로 만들어놓고 그거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는 블로거를 소송걸고… 이건 아무리 봐도 대기업의 횡포같은 느낌이네요.

소송 결과는 당연히 블로거의 승리랍니다. 뭐 정부에서 먹는 물이 아니라고 확인까지 해줬으니 질리 만무합니다만…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소송을 걸다니 이게 뭔 짓이랍니까?

그동안 사실 소주면 다 똑같지 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앞으로 이런 소주는 안 마실랍니다. 정부에서 인정도 받지 못하는 물로 만들 술을 뭐가 아쉬워서 마실까요?

모처럼 일욜에 야근에 일은 끝날 기미도 안보이고 짜증도 조금 나고 해서 넋두리 비슷하게 글 남겨봅니다…ㅡ.ㅡ;;; 하아… 좀 쉬면서 일했으면…ㅡ.ㅜ

앞으로는 처음처럼 안 마셔야겠군요.

이런 기사들 접할때마다

먹지 말아야할 것, 쓰지 말아야할 것들이 자꾸만 늘어갑니다…;;

.

뭐 TV에서 터지는 못 먹을 것들 다 모아 놓으면 아무 것도 먹을 게 없죠.;;

그렇게까지 이 나라의 양심이 바닥을 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처음처럼’은 안 마셔야겠네요.

어차피 우리 방간이 때문에 술은 못 먹지만.;;

이 소송과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인공 알칼리 환원수가 먹을 수 없는 물이다"에 대한 소송과 판결이 아닙니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었는데, 법원은 피고가 "불법이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거죠.

이 말이 무슨 말인가 하면, 피고가 원고측에 불법이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글을 유포 시켰을 뿐, 고의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게 아니란 거죠.
그런데 그 "불법이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이유"의 근거가 무엇일까요?
판결문에 그 내용이 있습니다.

[quote:2saxvmpo]"환경부가 전기분해 처리한 지하수는 자연 상태의 물이 아니므로 `먹는 샘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한 점 등에 비춰보면 김씨가 회신 문구에 집착한 나머지 소주 제조 면허가 불법이라고 단정한 것으로 보인다"[/quote:2saxvmpo]
피고가 착각을 한거죠.
먹는 샘물은 지하수에 관한 내용입니다.
지하수에 관한 규정에 전기분해한 물이 없는 건 당연한 거죠.

다시 위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하자면,
두산은 제조 면허 취득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김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고 1심은 피고가 환경부의 답변 내용을 착각해 불법이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알칼리성 물의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있다는 사실과 그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에 불과해 허위사실 게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정도가 되겠죠.

그럼 전기분해한 물은 안전할까요?
전 아직 전기분해한 물이 인체에 해롭다는 내용을 접한 적이 없습니다.
두산에 관련 제품의 제조면허를 준 강릉세무서는 저 보다 더 많이 알아보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요즘 명예훼손에 관한 소송이 줄을 있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 내용이 오도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사들 중엔 판결문 조차도 실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구요.
위 기사 처럼 판결문을 재 배치한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소송에 관한 기사를 쓸 땐 판결문의 원문을 그대로 기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본 글과는 상관 없는 내용을 덧대자면 법원에서 "일부"라는 말을 좀 안썼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패소", "일부 승소", "일부에 그런 사실이 있으므로" …
우리말의 특성 이겠지만, 너무 불확실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일부라는 말 때문에 각 이익단체가 자기편에 유리하게 소송 결과를 이용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되더군요.

뭐 어찌 됐든 천연보다 인공이 좋지는 않을테고, 천연인지 인공인지 기재하지 않은 채, 보는 사람에 따라 천연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겠끔 그 사실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고 할 수도 있는 바, 앞으로 저는 저 술 안 먹을래요. ㅋㅋ.

그렇다고 해서 다른 술은 괜찮을까? 싶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우리 방간이 땜에 술을 끊은 상태이므로…;;;;

[quote="pcandme":1ss6ubss]뭐 어찌 됐든 천연보다 인공이 좋지는 않을테고, 천연인지 인공인지 기재하지 않은 채, 보는 사람에 따라 천연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겠끔 그 사실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고 할 수도 있는 바, 앞으로 저는 저 술 안 먹을래요. ㅋㅋ.
[/quote:1ss6ubss]
본문 내용과 상관 없이 pcandme님의 위 댓글을 보니 재미난 의문이 생기네요.
생수를 끓이면 천연의 물이 아닐까요?
증류수는 천연의 물이 아닐까요?
육각수는 천연의 물이 아닐까요?
정수기를 통과한 물은 천연의 물이 아닐까요?
물을 얼리면 천연의 물이 아닐까요?
천연 상태의 술은 존재 할까요?
감자를 캐서 씻은 후 삶으면 천연의 감자일까요? 인공적으로 변형된 감자일까요?
세상에 입에 들어가기 전까지 천연 상태로 존재하는 음식은 얼마나 될까요?

딴지걸려는 건 아니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문명화가 가속화 될 수록 세상이 복잡해지고, 문제 거리도 많아지고, 인간의 사고도 불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뭐 말 장난인데요, '천연’이라고 해서 그냥 물 떠다 팔까요? 아무 옹달샘이나 강 같은데서요. '천연’이라는 글자가 붙었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겠죠.

제 말의 요지는 무엇이냐면, '천연’이라는 단어가 '인공’이 주는 느낌보다 무언가 '더 좋은 느낌’을 장삿속으로 이용해 먹었다, 라는 겁니다. '천연’자가 붙었다고 해서 아주 깨끗하고 좋은 거냐, '인공’은 그렇다고 나쁜 거냐, 이 걸 따지고 들자면 한도 끝도 없겠죠.

천연 제품하고 천연 재료로 만든 제품이란 것을 혼동하시네요.
천연 제품은 인공을 가하지 않은 제품입니다.
천연 재료로 만든 제품은 재료에다 인공적인 재료나 공정을 추가하여 만든 제품이죠.
생수의 재료는 천연에서 나는 지하수입니다. 인공으로 만든 물이 아닙니다.

지금 저희가 마시는 술은 진짜가 없지요. 모두 인공주입니다.
일본에서는 정종에 일반주라는 것이 있답니다.
쌀로 빚어서 만든 정종를 3배로 증량하는데 이 때 도수를 맞추려고 식용 알콜을 넣습니다.
이렇게 희석된 정종은 향이나 맛이 원래보다 못합니다.
추가로 인공향, 첨가물을 넣어서 원래 맛을 내려합니다.
즉 소비자는 3분의2가 가짜인 정종을 싸게 먹게됩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전혀 모릅니다. 이런 내용을 제품 설명에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으로도 적법한 것이지요.

기분 나쁘지요. 식용 알콜에 첨가물 섞은 정종을 술이라고 하는겁니다.
가격도 반 값도 아니고 유명한 브랜드라고 조금 싸게 공급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법이 제조사의 이익을 위해 있는 것이지 일반 국민의 권리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 공무원과 주류 제조사의 짜고 치는 고스톱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이라며 보리나 고구마 주당으로 안 만들고 나무 시럽 가지고 만듭니다. 제조 시에 불순물이 함께 만들어지니 활성탄으로 거릅니다. 활성탄으로 거른 소주는 맛과 향을 다 흡수당해 무미건조해집니다. 그러니 첨가물을 섞습니다.
더한 경우에는 발효 알콜에다 인공 합성 알콜을 섞어서 만듭니다. 많이 마시면 해로울 수 있으니 도수를 낮춥니다. 소주 소비량은 늘어나게 되지요. 제조사는 이익이 많이 나서 좋고 정부는 주세를 많이 받으니 좋습니다.

지금 당장 몸에 안 해로운면 될까요? 10년 후, 한 세대 후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실험도 안해보고 안전하다고 장담 못합니다. 더구나 미래에 우리 아이들은 진짜 자연 그대로의 맛은 모르채 인공 첨가물의 맛만 기억하고 맛있다고 먹고 있을거라는 것이 슬픕니다.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나게 하는 게시물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