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군대에서 좀 배우다 말아서 가둬먹기 수준 밖에는 안되고, 중국 장기는 어릴 적 부터 많이 한 데다가 군시절 길고 긴 군병원 생활로 다져진 짬밥으로 나름 중수 이상의 실력은 되다보니 좀 질리기도 하고, 그래 이 참에 체스를 배워보자! 하면서 시작을 했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네요. 장기 보다 제법 머리도 많이 써야 하고 수도 다양하고, 인터넷 상에 퍼진 여러 가지 전략을 익히는 맛도 있구요.
(보통 장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포로 상대방을 농락하는 것을 즐기시는데, 저 역시 포장기를 둡니다. 포가 좋은 점이 앞에 장애물이 있어도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체스에는 나이트라는 존재가 그러하군요. 장애물 무시 절대 공격 + 가장 계산하기 힘든 움직임이 매력적입니다)
근데 윈도우 비스타 이상에 내장된 3D 체스는 AI의 수준도 다양하게 지정할 수 있어서 현재는 3~4단계를 이기는 정도입니다만, GL체스는 3단계 중에 하날 골라야 하는 데다가 가장 쉬운 ‘쉬움’ 단계 조차도 저를 마구 농락하네요. ㅡㅡ 아직 한번도 이겨 보질 못했습니다. 검색해보니 너무 어렵다, 매우 쉬움 단계가 있어야 한다 말들이 있습니다만… 혹시 보통, 또는 어려움 정도도 이기시는 분이 있나요?
여러 번 해보니 AI의 초반 판짜기는 거의 정형화된 것 같이 보이는 데도 파해법을 찾을 수가 없으니 제가 대책 없이 하수인 건지 아니면 GL체스 수준이 상당히 높은 건지 궁금해지네요.
아무튼 새로운 소일거리(?)가 생겨서 좋네요. 안 그래도 점점 머리가 굳어가는 듯 해서 조금은 머리를 쓰는 취미를 갖고 싶었는데 좋은 걸 찾게 되어 기쁩니다. 많은 분들이 지뢰찾기 대신 체스를 하는 그 날까지!
p.s.
리눅스 기반 체스는 다 구리군요. 3D 체스도 있긴 한데 모델링이 영 거칠고 윈도우의 그것 같은 미려한 그래픽이 안 나오네요.
너무 큰 걸 바라는 건지…
[quote="koolmint":1ikhiqce]어려움 정도도 이기시는 분이 있나요?[/quote:1ikhiqce] 이 정도 실력이면 프로기사죠. ^^
체스 엔진은 개발이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진 편입니다.
opening 과 ending 은 이미 방대한 데이타베이스가 구축되어 있어 AI 사용하지 않고 둡니다.
middle game 만 AI 를 사용하죠.
예전에는 체스챔피언이 (GM : Grand Master 중에서도 1위) 슈퍼컴퓨터를 이기는 일이 있었으나
요즘은 체스 엔진의 발전으로 그 어떤 GM 도 체스 엔진을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5시간 이상 대국을 하다보면 무엇보다 지구력에서 인간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죠. ㅠㅠ)
그래서 인간 vs 체스엔진 대국의 결과가 거의 체스엔진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그래도 GM 들은 비기기도 하더라구요. 역시 GM !!)
전 그놈 체스의 "쉬움"은 이길 수 있는데… "보통"을 이기는 너무 힘듭니다.
(바둑과 마찬가지로 조기교육이 없다면 실력 향상에 한계에 부딪히더군요. ㅠㅠ)
아무튼 koolmint님께서 열심히 공부하셔서 "rating"이 1500 정도 된다면 "보통"도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체계적인 체스 공부를 원하신다면 "체스마스터"라는 윈도우 게임을 이용하면
멀티미디어 강의와 체스 엔진과의 연습대국으로 실력을 착실히 쌓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