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e="Ruin_Star":3ubmvcqf]
P.S. 그런데 저렇게 리눅스용으로 만드는게 가능한데 왜 게임들은 핵실드덕에 와인에서 팅기고, opengl이 사용가능하면서도 리눅스용으로 안만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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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들이 리눅스용으로 만들지 않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단편화 때문이기도하고 돈 때문이기도 합니다. ( 개발비 투자 대비 회수율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
90년대 EA에서 퍼블리싱을 할때 기본적으로 물어오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걸 패스 못하면 만나주지도 안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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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시장 내 얼마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가.
뭐 자사가 직접 관리하는 개발사가 아닌 이상 해외로 나가기 위한 기본 조건이었죠.
당시만해도 한국 개발사들은 듣보잡이었으니까요. 물론 팩키징 쪽에서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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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웍을 지원하는가?
어떤 형태로건 네트웍에서 돌아가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를 가집니다. 네트웍이 들어감으로 인해 게임의 생명력은 무한대까지는 아니지만 더욱 더 연장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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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용인가?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게임 유저들의 기본은 두가지 패턴을 가집니다. 하나는 윈도용 플랫폼, 또 하나는 게임기라는 이름의 플랫폼 위에 구동되는가를 따집니다.
거기에 맥이나 ( 물론 지금은 아닙니다. 아이폰이 있으니까요. ) 리눅스나 ( 물론 지금도 다릅니다.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이 생겼으니까요. ) 들어설 여지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리눅스에서 돌아가는 게임들의 퍼블리셔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EA는 안드로이드에 진출했지만 리눅스라는 시장은 열외로 칩니다.
국내에서는 그닥이지만 게임계는 몇가지 플랫폼이 있습니다. 윈도 기반 / 윈도를 베이스로 한 Xbox 기반 / Sony의 PS / Nintendo Wii 기반, 여기에 포터블까지 들어가면 PSP나 (3)ds에 안드로이드나 Ios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게임 플랫폼은 대부분 윈도용으로 만들어집니다. 몇몇 제작사가 Xbox용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 실제 제대로 돌아가는 제작사는 한군데 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 국내 시장에서 게임용 소프트의 판매 추이만 보시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난 돈을 주고 패키지를 구매했어! 라는 분보다 난 이 게임을 해 봤는데~~ !라는 평가가 많은게 현실이죠.
뭐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 가서 게임을 구매하시는 분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개발사들이 온라인 MMO를 만들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팩키지에서 실제 시장 점유율과 판매율이 매치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돈이 드는 산업입니다.
전자 상거래는 사용할 사람들이 많습니다. 필요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그래도 리눅스로는 접근이 힘들죠. 하지만 게임은 필요 기반 시설이 아닙니다. 그러니 더욱더 멀어질 밖에 없습니다.
게임을 만들면서 리눅스용으로도 배포하면 되지 않겠나? 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거기에는 인력과 수고가 몇배로 들어갑니다. 게임을 만들기 가장 좋은 환경은 게임기용입니다. 최적화 문제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윈도용은 사양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최적화에 더 힘이 듭니다만 국내에서는 윈도 = 게임 머신 화 되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니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리눅스처럼 단편화가 많이 된 OS에서 실질적으로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한다는 건 몇배의 자금을 쏟아붇는 이유가 됩니다. 그게 현실이죠.
예를 들어 국내 게임 개발 부서는 크게 보면 국내 서비스 / 해외 서비스 로 나뉩니다. 또 개발진들은 서비스 - 운영이 아닙니다. -에서 국내 유지보수와 해외 포팅/유지보수로 또 나뉘죠. 심한 경우에는 국내 개발진들이 업데이트 끝나면 유지보수로 들어가서 버그 패치해야 할 시간에 해외버전 포팅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건 클라이언트, 서버 모두 해당됩니다. 거기에 각종 이벤트 패치까지 모두 해야 하죠. 그나마 해외 서비스쪽 파트를 따로 배정하여 개발팀을 꾸리는 회사는 몇 되지 않습니다. 개발진의 절대 부족이라는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리눅스용 게임 개발자를 섭외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니 결국 하나의 긴 텀을 가진 개발이 아니라, 그때 그때의 시즌별 개발이 되버립니다. - 나머지는 모두 패치로 돌아갑니다.
deb과 RPM으로 배포하면 되지 않나?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시장이라는 현실에서 리눅스라는 OS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서버입니다. 대부분의 인식이 그래요. 그런 상황에서 존 칼멕이 퀘이스 소스 오픈한 건 놀라운 일입니다. 뭐 소스 오픈해도 제대로 들여다 볼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만… ( 그런 존 칼멕도 요즘은 다시 게임 플랫폼쪽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ㅠㅠ )
현재 개발사들은 리눅스라는 시장보다는 안드로이드라는 대중적인 시장에 더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중적이다라는 말은 그만큼 만은 사람이 쓰고 있고 그만큼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많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에효. 쓸말은 많은데 그냥 푸념이 되버리네요.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모든 건 예산입니다. 예산이 배정되지 않으면 어떤 프로젝트건 제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자발적 참여는 강제가 없습니다. 상업 프로젝트건 정부 프로젝트건 개인 프로젝트건 예산입니다. 그리고 그 예산이 배정되기 위해서는 시장성을 봐야 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쓴다는 것 또한 개인적인 예산이 투여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픈소스라는 게 참 멋진 거라는 생각을 또 해보게 되네요. 자신의 시간을 들여 직접적인 이익이 없이도 무언가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핵실드라면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실제로 핵실드는 그냥 병풍 내지는 전시용 역할 밖에 안됩니다. 개발사들이 자체의 보안서비스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패킷 암호화같은 방법도 있습니다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울며겨자먹기로 아웃소싱을 하는 거고 그때문에 뜬 회사들이 있죠. 그건 솔직히 영업의 힘이지 개발의 힘은 아닙니다. 핵쉴드는 무력합니다. 매일 뚫리죠. 우회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그건 그냥 전시용일뿐, 그 이상의 존재이유도 없습니다. 오히려 더 귀찮은 요소가 되버리죠. 때로는 핵쉴드 때문에 게임을 패치해야 하는 어의없는 일도 수없이 겪어봤습니다. 그것도 통합형 핵쉴드를 만들겠다고 설레발치던 아웃소싱 회사의 어처구니 없는 패치때문에 말이죠. 15년 동안 게임 개발자로 살아오면서 겪은 가장 황당한 사건이 바로 그거였죠.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이가 갈리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그때 사과 공문 한장 못 받았었다는…
쓰다보니 영 엉뚱한 글만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