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강분도님의 마찰로 인해 벌어진 지금의 급작스런 일들에 대해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또한 또 하나의 무책임이란 생각이 들어 한 말씀 올립니다.
우선 몇 가지 우려되었던 일들의 기미가 보이더군요.
눈치채신 분도 계실 것이고, 그러지 못한 분도 계실 것이고, 각자가 느낀 바가 다르기도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어떤 "문제"로 구체화되었다라기보다 "기미"가 보이는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이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노력했는데, 마지막의 실책으로 문제를 너무 일찍 표면으로 끌어올린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기미"들이 많은 회원들이 다시 한번 돌아보고,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각설하고, 운영진에 입후보하신 분들께 당부 말씀 하나 드립니다.
지난 1년 반동안 강분도님과 저는 각 자원들(포럼, irc, 메일링, 런치패드 등)의 관리자라기보다 전체 커뮤니티의 리더 역활을 해왔습니다. 다시 말해 특정 한 분야를 맡아 관리하기보다 우분투 한국 사용자 모임이라는 큰 틀 안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추진해왔습니다. 그리고 사실 각 자원의 관리는 그다지 할 일이 많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모임이 커지면서 각 자원들의 관리 부분도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각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관리자(운영진) 선출을 보면 이래저래 쪼개지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앞서 말했듯이 여러 작은 단위로 쪼개져야 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쪼개돼 큰 틀은 더욱 굳건히 남겨둬야 한다는 말입니다.
반복하자면 각 자원의 관리자는 해당 자원에 대한 관리를 책임지는 것과 동시에 우분투 한국 사용자 모임이라는 큰 틀에도 관여를 해야한다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각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여 화합이 되지 않거나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태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분투 한국 사용자 모임은 사실 그 자체로 하나이며, 각 자원은 그저 도구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각 자원의 관리자는 전체 의회의 회원과 같은 역활마저 같이 수행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리자 후보에 입후보하셨고 나름 포부도 밝히신 분도 계십니다만,
[quote:2t3wddr6][b:2t3wddr6][u:2t3wddr6]가장 큰 틀은 "우분투 한국 사용자 모임"이며, 다른 관리자들과 회원들과 함께 사용자 모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u:2t3wddr6][/b:2t3wddr6][/quote:2t3wddr6]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나더 부탁드리자면 제가 가장 하고 싶었으나 결국 하지 못한, 원만한 인계체제 확립을 위해 모든 일을 문서화하고 투명하게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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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분도님.
그저 아무말 없이, 무책임하게 방관만 하는 제 모습도 그다지 아름답지는 못합니다만, 분도님도 좀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이렇게 된 상황이므로, 앞서 포럼과 사용자 모임을 개척하고, 많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선배로써, 후임 관리자들이 조언을 구해오면 조언을 해주거나, 정말 10번쯤 고민해봐도 꼭 말해야겠다 싶을 때, 개인적으로 권고를 한 마디 해주는 멋진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헤즈님.
무엇보다 헤즈님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저와 강분도님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을까하는 것입니다. 비록 빠른 결정과 신속한 행동이 필요했다고는 하나 운영진 선출 공고를 비롯해 몇 가지 일이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깔끔히 처리하여 애쓰신 만큼 인정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최근 포럼 내 다툼에도 불구하고 운영진 선출 일정을 고수하신 점은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포럼 툴의 교체는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신중히 고민하고 회원들과 충분히 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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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제가 최근 잠적하고 있는 까닭은 "말리는 시누이가 미워서" 입니다.
말이 말을 낳고, 오해를 낳고…
최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딱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정치 형태의 반복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원죄라든가 하는 식으로 떠넘기기는 아닙니다만. 결국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 정반합이랄까요. 그리고 그 시작은 작은 도시 국가였음을…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생각지 못한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었다."가 아닌, "왜 그렇게 되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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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이야기지만… exex2님 축하드립니다.
괜히 말만 꺼내놓고 제대로 안내도 못하고 유학을 가버려서 죄송한 마음만 가득했는데, 이렇게 큰 성과를 올리시니 제가 다 뿌듯합니다. exex2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이렇게 경험을 하신 선배가 되셨으니 앞으로 비슷한 행사에 많은 동료와 후배를 이끄시고, 안내하는 역활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주신다면 그것만큼 크게 자유/공개 소프트웨어에 기여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